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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이야기 -

60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수학 난제 ‘소파 움직이기 문제’, 29세 한국 수학자가 해결

by KOREAN BANK CLERK 2025. 1. 14.

60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수학 난제 ‘소파 움직이기 문제’, 29세 한국 수학자가 해결

백진언 연세대 연구원이 '소파 움직이기 문제'의 답으로 증명한 소파의 모양. 위은 복도 위치를 고정하고 소파를 움직일 때, 아래 그림은 소파의 위치를 고정하고 복도를 움직일 때를 나타낸다. 백진언 제공

 

국내 20대 수학자가 60년 동안 수학계에서 풀리지 않았던 난제인 **‘소파 움직이기 문제’**를 해결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문제는 미국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에도 등장할 정도로 대중적이며,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활용되는 문제다.

연세대학교 수학과 연구원 **백진언(29)**은 최근 이 문제를 해결한 논문을 학술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공개했다. 논문이 공개된 직후, 세계적인 수학자들이 SNS에서 이를 공유하며 찬사를 보냈고, 영국 과학 전문 매체 **‘뉴사이언티스트’**를 비롯한 여러 외신이 그의 연구 성과를 조명했다.

 

현재 논문은 검증 절차를 거치고 있으며, 백 연구원의 성과는 로봇과 통신 등 최적화 문제 해결이 중요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파 움직이기 문제’란?

 

‘소파 움직이기 문제’는 폭이 1인 소파가 직각으로 꺾인 복도를 지나가기 위해 가질 수 있는 가장 넓은 면적의 평면 도형을 구하는 문제다. 단, 소파를 기울이거나 분해하지 않고 평면에서만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 조건이 있다.

 

이 문제는 1966년 캐나다 수학자 **레오 모저(Leo Moser)**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으며, 그 간단한 설명 덕분에 수학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수학 교육에서 자주 활용된다. 하지만 해결은 쉽지 않았다.

지난 60년 동안 수많은 수학자가 도전했으나, 확실히 증명된 정답은 없었다.


기존 연구와 백 연구원의 증명

1968년 영국 수학자 **존 헤머슬리(John Hammersley)**는 면적 2.2074의 ‘전화기 모양 소파’를 제안했다. 이는 직사각형에 반원을 파내고, 양쪽에 원형 조각을 덧붙인 형태로 설계된 도형이었다.

이후 1992년, 미국 수학자 **조셉 거버(Joseph Gerver)**는 이를 개선해 면적 2.2195의 소파를 제시했다. 그는 소파의 곡선 경계를 더욱 세밀하게 다듬어 면적을 늘렸고, 총 18개의 곡선으로 구성된 복잡한 형태를 고안했다.

 

백 연구원은 바로 이 **‘거버의 소파’**가 소파 움직이기 문제의 정답임을 이번에 증명했다. 그는 먼저 문제의 해답이 될 가능성이 높은 여러 소파를 분석한 뒤, 가장 큰 소파가 가져야 할 속성을 도출했다. 이후 조합론, 기하학,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활용해 거버의 소파가 그 속성을 만족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문제 해결의 의미와 학계 반응

KAIST 김재훈 교수는 “소파 움직이기 문제는 공간에서 물체가 움직이는 방식을 이해하는 최적화 문제로, 간단해 보이지만 인간의 공간 이해가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보여주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이번 증명은 단순히 수학적 성취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최적화 문제 해결에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 로봇의 움직임이나 물류 시스템 설계, 네트워크 최적화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끈기와 노력으로 이룬 성과

백 연구원은 중학교 시절부터 수학 문제에 몰두하며 국제수학올림피아드 국가대표를 준비했던 경험이 이번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7년 동안 이 문제를 연구하며 성과 없이 홀로 연구를 이어가야 했던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푸는 힘이 결국 성과로 이어졌다”는 그의 말은 이번 연구가 단순한 수학적 발견을 넘어, 노력과 끈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백 연구원의 업적은 한국 수학계의 위상을 높이며, 수학을 활용한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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