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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이야기 -

2년째 화성 하늘 누비는 ‘무인 헬기’, 고도·속도 기록 또 깼다

by KOREAN BANK CLERK 2023. 4. 5.

고도 16m·시속 23.3㎞로 날아
화성서 49번째 대기권 비행
과학 탐사 효율 높이고 정착지 탐색 활용 기대

화성 지면에서 대기 중인 무인 헬기 ‘인제뉴어티’ 상상도. 미국 항공우주국(  NASA   ) 제공



2021년 4월19일(미국시간) 무인 헬기 ‘인제뉴어티’의 첫 비행 장면. 3m 솟구쳤다가 착륙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   ) 제공



미국이 화성에 보내 2년째 활동 중인 무인 헬기가 고도와 비행 속도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향후 비행체가 화성 하늘을 일상적으로 날아다니며 과학 탐사를 하거나 인간 정착지를 물색할 시대가 다가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은 4일(현지시간) 화성 현지에서 활동 중인 소형 무인 헬기인 ‘인제뉴어티’가 지난 2일 시행된 비행에서 고도 16m, 비행 속도 시속 23.3㎞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인제뉴어티가 기록한 이전 최고 고도는 지난해 12월 3일 만든 14m, 최고 비행 속도는 올해 2월 22일 세운 시속 21.6㎞였다. 고

도와 비행 속도 기록을 하루에 한꺼번에 갈아치운 것이다.

인제뉴어티는 2021년 2월  NASA 가 만든 지상탐사 차량인 ‘퍼서비어런스’와 함께 화성에 도착했다. 

인제뉴어티의 중량은 1.8㎏이고, 동체의 머리에 달린 긴 회전날개 ‘블레이드’의 길이는 1.2m다. 

태양광으로 생성한 전기를 사용해 움직인다. 

인류가 다른 천체의 대기권을 날도록 고안한 최초의 동력 비행체다.

인제뉴어티는 같은 해 4월19일 화성에서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때는 수직으로 솟구쳤다가 그대로 내려왔는데, 고도는 3m를 달성했다. 

그 뒤 비행 횟수가 반복되면서 고도가 점차 높아졌고, 수직 비행뿐만 아니라 화성 대지 위를 돌아다니는 수평 비행도 꾸준히 했다. 

이번에 작성한 신기록은 49번째 비행 끝에 만들어 냈다.

사실 인제뉴어티가 달성한 기록은 지구의 관점에선 특별하지 않다. 

고도 16m는 아파트 5~6층 높이다. 

비행 속도인 시속 23.3㎞도 사람이 달리는 속도와 비슷하다.

하지만 화성 환경은 지구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성은 대기 밀도가 극도로 낮다. 지구 대기의 1% 수준이다. 

블레이드를 휘젓는 힘에 반응할 유체 자체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공중에 뜨는 힘, 즉 ‘양력’을 만들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인제뉴어티는 지구의 헬기보다 5배나 빠른 속도인 분당 2500회로 블레이드를 고속 회전시킨다. 

지구에서보다 빠르게 화성의 공중을 휘저어 최대한 양력을 끌어낸다는 얘기다.

현존하는 기술로 화성 하늘을 일상적으로 날아다닐 수 있다는 점을 인제뉴어티가 보여주면서 향후 화성에 대한 과학 탐사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화성 지상탐사 차량은 시속 0.1㎞에 이르는 저속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인제뉴어티와 같은 무인기를 여러 대 보내 넓은 시야로 지형을 빠르게 관찰하고, 세밀한 탐사가 필요한 장소를 고르는 일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NASA는 설명자료를 통해 “인제뉴어티를 통해 항공장비와 지상 탐사 차량이 연계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제뉴어티에서 시작된 화성 무인기 시대는 2030년대 이후 본격화할 화성 유인탐사에서 가치가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화성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의 카메라에 잡힌 거주지 후보 지형에 무인기를 빠르게 보내 세밀한 관찰과 평가를 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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