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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이야기 -

"한국 최초 달 탐사 로버는 우리 손으로" 무인탐사연구소 공장 가보니

by KOREAN BANK CLERK 2023. 2. 27.
지난 10일 경기 안산의 우주탐사 스타트업 ‘무인탐사연구소’ 공장에선 달 탐사 로봇(로버) 2대가 달 토양을 모사한 흙 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0일 경기 안산의 우주탐사 스타트업 ‘무인탐사연구소’ 공장에선 달 탐사 로봇(로버) 2대가 달 토양을 모사한 흙 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 날은 최근 개발한 접히는 바퀴를 실험하는 날이었다. 

이태영 무인탐사연구소 최고기술경영자( CTO )는 “종이접기 하듯 동그란 바퀴가 작게 말리는 형태“라며 “우주발사체에 실려 달로 향할 때 로버의 부피를 줄이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로버의 바퀴 형상은 로버의 주행 성능을 결정한다. 

울퉁불퉁한 달의 지면, 지구와는 다른 바퀴와 지반 간의 상호작용 등을 모두 따져야 한다. 

부가적으로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300도에 이르거나 대기층이 없어 운석이 곧바로 달 표면에 떨어지는 등 극한의 조건을 바퀴가 견뎌야 한다. 

처음 만들었던 형태를 기억해 일정 온도가 되면 본 형태로 돌아가는 형상기억합금으로 바퀴 형상을 만들거나 열팽창 발생을 줄이는 특수 알루미늄 바퀴 형상 등 수많은 바퀴들이 개발되고 있다.

무인탐사연구소가 이번에 개발한 바퀴는 극한의 조건을 견디는 설계와 소재에 더해 부피도 고려한 것이다. 

플라스틱으로 바퀴 개념 설계를 마친 후 현재는 조금 더 물성이 강한 소재로 개발하는 것을 연구 중이다.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 대표는 “어떤 형상의 바퀴가 험지에서 통할지 다양한 모델로 테스트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목표는 한국이 달 탐사를 할 때 로버 개발에 참여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날 공장에서는 바퀴 형상 실험 외에도 여러 연구개발이 한창이었다. 

폭 30cm의 작은 로버와 접이식 로버, 바퀴 2개로만 구동하는 로버 외에 달-지구 실시간 영상 송신 실험, 로버 형상 설계 등 미래 한국 달 탐사 로버에 쓰일 기술들을 연구 중이었다. 

공장 한편에는 침대 2개도 마련돼 있었다. 

무인탐사연구소 직원들 자칭 '모태솔로'가 90%에 이르는 남자들이 모여 로버 개발에 땀과 열정을 쏟아붓고 있었다.

무인탐사연구소는 2016년 설립돼 멀티로터 드론, 고정익항공기, 무인탐사체 개발에 집중해 오다 2019년부터는 달이나 화성 표면을 달리며 탐사활동을 벌이는 로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

내 최초 우주탐사 스타트업이다.

그간 미국항공우주국( NASA ) 로버 프로젝트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사업 등에 참여하며 회사 이름을 알려왔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우주경제 로드맵’ 선포식이나 대통령실 주최 우주 업계 관계자 간담회 등에도 초청되는 등 주목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의 협력도 확대 중이다. 

항우연의 중소기업 지원 사업 중 달 탐사 로버의 우주용 액추에이터 시험 개발과제에 선정됐다. 

한국천문연구원과도 협력을 논의 중이다.

무인탐사연구소는 그간 뚜렷한 매출이 없다는 점이 기업 약점으로 꼽혀왔다. 

설립 이후 대부분의 운영 자금을 조 대표 사재에 의존했다. 

우주산업은 당장 1~2년 안에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아 빠르게 수익을 내야하는 벤처캐피털( VC )들이 쉽게 투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최근 투자은행( IB ) 업계에서 새로운 바람이 조금씩 불고 있다. 

우주발사체 스타트업인 이노스페이스와 페리지항공우주, 인공위성 운영스타트업 컨텍, 초소형 인공위성 개발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등이 100~300억대 투자를 받았다.

무인탐사연구소 역시  VC 들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적극적인 우주개발 그리고 민간개발영역 확대 기조, 한국 최초의 우주탐사 기업 타이틀 등에 관심을 보인다는 전언이다. 

조 대표는 “한국의 달 탐사에 기여할 수 있는 탐사 로버를 개발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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