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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이야기 -

오존층 파괴하는 프레온가스, 다시 늘었다

by KOREAN BANK CLERK 2023. 4. 9.

생산 금지된 5종류, 2010~2020년 계속 증가
지구온난화 유발 우려, 출처는 몰라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대기층.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가스 배출이 세계 각국의 노력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다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  NASA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가스가 전 세계적인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선 것으로 밝혀졌다. 

지구 10~40㎞ 상공의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치명적인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지만 프레온가스에 파괴되면서 남극 상공에 거대한 오존 구멍이 뚫렸다.

영국 브리스톨대의 루크 웨스턴( Luke   Western ) 교수 연구진은 4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 Nature   Geoscience )’에 “오존층을 파괴하는 5가지 화학물질이 2010~2020년 사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스위스 탄소배출량과 같은 온난화 효과

프레온가스는 미국 화학회사 듀폰의 상품명으로 정식 명칭은 염화불화탄소( CFC )이다. 

에어컨 냉매나 발포제, 세정제로 많이 쓰였다. 

프레온가스가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국제 사회는 몬트리올 의정서를 통해 2010년 이후 모든 국가에서 생산과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덕분에 2060년대에 오존층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연구진은 전 세계 14곳의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염화불화탄소류인  CFC-112a 와  CFC-113  CFC-113a  CFC-114a  CFC-115 CFC-115의 대기 중 농도가 2010년부터 계속 증가해 2020년에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웨스턴 교수는 “이번에 포착한 염화불화탄소 증가가 오존층 회복에는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지구온난화에는 일조할 수 있다”며 “관측된 염화불화탄소량은 스위스가 배출하는 탄소량과 같다”라고 밝혔다.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인 염화불화탄소(  CFC   )의 대기 중 농도 변화 추이. 2010년 전면 사용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계속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   /  Nature      Geoscience


염화불화탄소 농도가 높아진 것은 프레온가스 대체물질인 수소불화탄소( HFC ) 생산 탓으로 추정됐다. 

이 물질을 생산하는 도중에 염화불화탄소가 부산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CFC-112a 와  CFC-113 은 그런 부산물로도 나오지 않아 미스터리로 남았다.

과학자들은  CFC-112a CFC-112a는 용매나 화학연료를 만드는 데 불법 사용됐다고 추정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없는 상태다. 

또 이번에 포착한 염화불화탄소가 배출된 곳도 확인하지 못했다. 

논문 공저자인 미 해양대기청( NOAA )의 아이삭 비몬트 박사는 “유럽과 미국에서 나오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다른 어느 나라에서 배출됐는지 알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2019년 중국의 불법 방출은 확인

과학계는 의외의 결과에 놀라고 있다. 

스위스 연방재료과학기술연구소의 마틴 볼머 박사는 논문 발표 전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라며 “우리는 염화불화탄소 농도가 천천히 떨어지는 정반대 경향을 예상했다”라고 밝혔다. 

볼머 박사는 논문 공저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희망적인 전망도 나왔다. 

독일 괴테대의 안드레아스 엥겔 교수는 네이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인 감시망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며 “어디서 배출되는지 밝히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염화불화탄소(프레온) 관측망의 하나인 스위스 융프라우요흐 관측소  .   /  HFSJG


실제로 과거에 프레온가스를 포착하고 각국의 노력으로 해결한 적이 있다. 

프레온가스는 지난 2018년부터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미국 해양대기청 연구진이 네이처에 “세계에서 2012년부터  CFC-11  방출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동시에 동아시아 어디서 불법적인 프레온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언론과 환경단체들이 중국에서 단열재 생산에 금지된 프레온가스가 쓰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브리스톨대의 웨스턴 교수 연구진은 2019년 이를 실제 관측치로 입증하는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제주도와 일본 하테루마섬에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측정한 대기 중  CFC-11  농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13년부터 산둥성·허베이성 등 중국 동부지역에서 전 세계 프레온가스 증가량의 40~60%에 해당하는 7000톤 이상이 배출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논문의 교신저자는 박선영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였다.

중국 정부도 2018~2019년 몬트리올 의정서 회의에서 공장 단속에서 금지된 오존층 파괴 물질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공장은 해체됐다. 

당시 조치로 프레온가스 배출도 줄었다. 

박선영 교수와 웨스턴 교수 연구진은 2021년 네이처에 “ CFC-11 이 동아시아에서 대규모로 방출되다가 예전 상태로 돌아온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21년 8월 17일 남극 상공에서 촬영한 오존층. 파란 부분이 오존층이 희박한 곳이다. 전 세계적인 프레온가스 금지 조치로 2060년대가 되면 오존층이 대부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NASA
엥겔 교수는 “염화불화탄소 감시 영역을 확대하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프리카와 남미에는 관측소가 거의 없는 실정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만약 이번에 포착된 염화불화탄소가 대부분 대체물질 생산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면 세계가 차세대 냉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스 연방재료과학기술연구소의 볼머 박사도 “대체물질 생산과정에서 부산물로 염화불화탄소가 배출된다면 몬트리온 의정서의 수정도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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