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 가능한 바이러스 진단장치 나왔다

정기훈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연구진
10분 만에 95% 정확도로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온도를 빠르게 조절해 간편하게 바이러스 감염을 진단할 수 있는 플라즈모닉 진단 장치를 개발했다.    /  KAIST

 

국내 연구진이 빛을 이용해 바이러스 감염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휴대용 진단 장치를 개발했다. 

현재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해 쓰이는 진단검사에는 큰 장치가 필요해 휴대할 수 없거나, 휴대할 수 있더라도 정확도가 낮은 문제점이 있다. 

시 간과 공간에 제약없이 바이러스 진단이 가능해지면 다음에 찾아 올 팬데믹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은 정기훈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나노종합기술원, 오상헬스케어와 공동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95% 정확도로 검출할 수 있는 초고속·초소형 플라즈모닉 핵산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플라즈모닉은 금속 표면의 자유전자와 전자기장 사이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분야로 주로 센서 분야에 활용돼 가스검출, 질병진단 등에 쓰이고 있다. 

특히 온도를 조절하며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증폭해 검출하는 기존 유전자증폭( PCR ) 검사보다 빠르게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유전자 검사에 필요한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KAIST  연구진은 빛을 흡수해 빠르게 열을 낼 수 있는 광열 나노 소재를 기반으로 현장 진단형 플라즈모닉 핵산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

플라즈모닉 열 순환기는 유리 나노 기둥에 금 나노 섬 구조와 백금박막 저항 온도센서를 결합해 제작했다. 

이 구조는 가시광선의 모든 영역을 흡수할 수 있어 백색광 발광다이오드( LED ) 빛을 흡수해 온도를 빠르게 올리고, 박막 저항 온도 센서로 실시간으로 온도를 측정해 초고속 열 순환 기능을 구현했다.

플라스틱 미세 유체 칩과 알루미늄 박막을 결합해 `금속박막 카트리지’를 개발해 비싼 나노 소재의 재사용률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했다. 

또 마이크로공정기술을 활용해 곤충 눈을 모사한 ‘마이크로렌즈 어레이 형광 현미경’도 개발해 10㎜의 가까운 거리에서도 형광 영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진단 정확도를 높였다.

KAIST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10분 만에 검출해 냈고, 정상 시료 사이에서 코로나 확진자의 시료를 95%의 정확도로 구분했다.

정 교수는 “플라즈모닉 핵산분석 시스템이 속도, 가격, 크기 측면에서 현장 진단에 매우 적합하다”며 “진단 장비의 탈중앙화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다중이용시설이나 지역 병원 등 방역 현장에서 바이러스 검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 ACS  나노’에 지난달 27일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