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i-SMR )
6년간 3992억 투입해 전례 없는 기술개발, 경제성·규제 관건
" i-SMR 170㎿급 모듈 4개 건설해 총 680㎿ 전기출력 목표"
안전성을 극대화한 원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소형모듈원전( SMR )은 미래에 가장 각광 받는 에너지원 중 하나로 떠올랐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수단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한민국은 글로벌 'SMR 레이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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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이 신재생에너지 특급 도우미로 진화하고 있다.
정부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i-SMR )를 개발해 태양광·풍력이 지니는 간헐성(날씨에 따라 전기출력 변하는 특성)을 보조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형 원전이 1978년부터 주력 전원으로 국가 산업화를 뒷받침했다면, i-SMR 은 반세기만인 2028년부터 세계 시장에 진출해 미래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시킨다는 계획이다.
김한곤 i-SMR 기술개발사업단장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대전 본원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 i-SMR 은 신재생에너지 단점을 보완 할 수 있도록 개발할 것"이라며 "신재생은 전기출력을 조절할 수 없는 경직성 전원이지만 i-SMR 은 전기출력을 요구에 따라 언제든지 높이고 낮출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이어 "2050년 탄소중립은 신재생으로만 달성하기 어렵다"며 "신재생 전기출력이 낮아지면 i-SMR 은 출력을 높여주고, 반대로 신재생 전기출력이 높아지면 i-SMR 은 출력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i-SMR 은 신재생 연동뿐만 아니라 잉여 전력으로 수소까지 생산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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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MR 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6년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총 3992억원을 투입해 개발하는 원전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한수원, 민간 기업 등이 참여한다.
i-SMR 은 2028년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표준설계인가 획득을 목표로 한다.
표준설계인가란 원자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를 시뮬레이션해 안전성을 확보했을 때 주어지는 인증이다.
i-SMR 사업단은 170㎿(메가와트)급 원자로를 개발하고, 모듈 4개를 연결해 총 680㎿급 전기출력을 구현할 예정이다.
i-SMR 은 모듈화 건설이 가능해 경제성이 높다. 사람 개입 없이 중력과 같은 자연현상으로 원전 내부를 냉각시킬 수 있는 '피동안전계통'이 적용돼 안전성도 높다.
i-SMR 은 중대사고 발생 확률이 10억년에 1회 미만으로 사실상 '0'에 가깝다.
또 전기출력을 조절할 때 기존처럼 붕산을 쓰지 않아 방사성 폐기물 발생량도 대폭 줄어든다.
전례 없던 SMR 기술, 규제도 혁신 필요
김 단장은 i-SMR 개발 숙제로 경제성과 규제를 꼽았다.
그는 " i-SMR 핵심기술은 국내 산학연이 모두 보유하고 있어 개별 기술을 통합해 어떻게 경제성을 확보할지가 관건"이라며 "세계 각국에서 80여 개 SMR 이 개발되고 있고, 천연가스 등과 같은 경쟁전원과 경쟁할 수 있으려면 경제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없던 혁신 기술을 개발하면 규제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며 "현행 안전규제와 혁신기술의 간극을 좁혀가는 게 또 다른 숙제"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현재 원안위도 혁신 기술에 대한 안전규제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원자력 경쟁력 회복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세계 원전 시장은 5000억 ~7400 억 달러(570조 ~840 조원)로 추산된다.
현재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 NRC )는 SMR 자체 스터디를 진행하며 혁신 기술에 대한 규제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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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단장은 "미국은 SMR 로 세계 원전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목표가 명확하다"며 "우리나라도 기술에서 밀리진 않지만, 미국이 원자력 종주국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은 원자력 예산과 인력이 우리나라의 10배"라며 "미국과 경쟁할 분야는 경쟁하되 협력하거나 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김 단장은 i-SMR 사업단 목표로 "현재 계획대로 2025년 말까지 설계를 완성하고 2028년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해 2030년대 세계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이라며 "저희가 기술개발에 전념하면 한수원 등이 i-SMR 수출을 위해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1997년부터 한수원 중앙연구원에서 연구경력을 시작해 원장까지 역임했다.
그동안 한국형 원전 APR 1400 안전계통 개발에 참여했으며 APR1400 의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NRC ) 설계 인증 등을 총괄했다.
또 원전 설계 핵심코드 개발, 국내 고유원전인 APR +의 핵심기술 개발을 맡다가 올해 1월부터 i-SMR 사업단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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