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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이야기 -

소행성을 AI로 파헤친다? 어떻게 구분지을까

by KOREAN BANK CLERK 2023. 4. 10.

7년간 축적 기계학습법 적용 ···4528 개 소행성 구분
준지도학습으로 연구자 경험 방식 극복 가능성 제시
해외서도 연구 역량 인정받았지만 연구 인력 한계도

다트 우주선이 충돌하기 직전에 전체 모습이 마지막으로 찍힌 디모르포스 소행성. 다트에서 68km 거리에서 찍은 것이다./NASA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이 기계학습법으로 4528개 소행성 표면의 구성 성분을 분류해 미국 행성과학저널에 발표한 결과가 최근 보도됐습니다. 
인공지능 챗봇 ‘챗 GPT’  등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연구진이 우리 스스로 소행성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분류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연구성과 발표 뒷이야기를 묻자 “지난 7년간 해온 연구결과로, 국제학회에서 발표해 미국의 선도 연구그룹도 축하해 주고 성과를 인정했다”며 “근지구소행성 색 정보를 빠르게 수집해 한눈에 파악하는 강력한 도구”라고 설명했습니다.

준지도학습을 이용한 ‘소행성 표면물질 분류법’의 분류 결과를 보인 3차원 가시화 도구. 확대·축소 기능과 그림 방향 돌려보기 기능을 제공한다.(자료=한국천문연구원)



소행성 연구자들은 지난 1970년대부터 반사 스펙트럼과 색을 이용해 소행성을 분류하기 위한 연구를 해왔습니다. 
이러한 분류 방법은 여러 차례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그런데 소행성 대부분이 크기가 작아 대형 천체망원경으로 봐도 점으로밖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래 추적해야 궤도를 파악할 수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근지구소행성 연구 등에 주로 활용됐습니다.

연구자들은 주로 소행성 표면에 빛이 반사돼 드러나는 반사 스펙트럼을 통해 소행성 성분을 추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자의 경험에 의존해 임의로 2차원 변수평면에서 구획을 나눴습니다. 
성분이 다른 소행성들이 위에 겹쳐 나타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에 천문연 연구팀은 기계학습법을 활용한 분석 방법을 도입해 과거에 사용해오던 변수인 가시광 스펙트럼 기울기, 스펙트럼 깊이 이외에 스펙트럼의 넓이를 추가해 3차원 색 공간에 나타냈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색을 기계학습법으로 훈련하도록 해 소행성들의 표면 성분을 새로 분류했습니다.

그 결과, 9개의 분류형(A, B, C, K,  L&D , O, S, V, X)을 확인하고, 2차원 색 평면에서 구별하기 어려운 소행성 유형을 3차원 공간에서 뚜렷하게 구분했습니다. 
가령 C형 소행성은 탄소질로 이뤄져 물 같은 휘발성 물질이 있고, D형은 유기물이 풍부한 규소질과 탄소질 성분이 있다고 추정되는데 소행성 각각의 특성에 맞춰 구분했습니다. 
새로운 방식은 큰 구경(카메라)을 지닌 해외 대형망원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오랜 시간 노출도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한 셈입니다.

다만, 당장 우주탐사에 쓰려면 후속 연구가 더 이뤄져야 합니다. 
100만개가 넘는 소행성과 3만 2000개에 달하는 근지구소행성 색 정보를 빠르게 수집해 파악할 수 있지만, 관련 연구를 심층적으로 해나가고, 자료도 체계적으로 수집해 분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연구팀은 연구인력정원 등을 이유로 후속 연구는 멈춘 상황입니다.

문홍규 박사는 “해외 연구자들이 제시한 기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분류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면서도 “다만, 연구인력 정원 문제 등을 이유로 후속 연구를 할 인력이 없어서 후속 연구는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아쉬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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